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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찬양 (Pret a cha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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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레작
댓글 0건 조회 9,241회 작성일 12-12-2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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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베나뮈즈 병원에서의 첫 백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많이 긴장도 되었었지만 주님의 은총과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잘 해낼 수 있었다. 결과도 괜찮았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수술을 했다. 오늘은 좀 어려운 케이스였다. 백내장의 합병증으로 녹내장이 온 경우였다. 수술 전 안압을 낮추기 위해 여러가지 약물을 투여했다. 쉽지 않은 수술인 줄은 알았지만, 막상 수술이 시작되고 전낭 절개를 시작하자 수정체 지지대가 너무나 약한 것이 발견되었다. 이대로라면 원래 계획했던 초음파 백내장유화술이 불가능했다. 계획을 수정하여 수정체 낭외 적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도중 마취가 풀리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추가로 마취약을 주입하였고 다행히 수정체는 잘 제거가 되었다. 수술 도중 간호사가 나를 불러 쳐다보니 환자가 HIV 양성, 즉 '에이즈'환자라는 것이었다. 때마침 수술부위에서 피가 흘러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 발 바로 옆이었다. 간호사가 피가 떨어지는 바닥에 조처를 취하고 내 발에도 덧신을 신겨주었다. 수술은 계속 되었다. 바늘과 칼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조심은 되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마쳤다. 나중에 알고보니 차트에 '에이즈'환자 표시가 되어있었지만 다른 용어로 되어 있어서 내가 몰랐던 것이었다. 수술방 간호사가 차트를 보고 아침에 혈액검사를 내 보냈고 결과는 '양성'으로 확인되었던 것이다. 아이티는 '에이즈'환자가 인구의 2%로 생각보다 많아 심심찮게 만난다. 수술 초반에는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매우 절망적이었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침착하게 한 단계씩 잘 마쳐 나갈 수 있었다. 한 동안 수술하지 못한 공백이 컸지만 아이티에 와서 하나씩 경험하면서 점점 손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셋팅되어 있어 나는 수술만 하면 되었지만 아이티에 와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가 직접 준비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이 수고롭다. 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더 나은 수술로 아이티의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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