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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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펠리시아의 장례식에 갔다. 오늘도 우리 아이티 꽃동네 자댕 아저씨들이 동행했다. 장례식이 있으면 늘 함께 하는 분들이다. 평소에 일할 때는 작업복 차림으로 시설의 온갖 궂은 일들을 하시는 분들이지만 장례식날 만큼은 양복에 넥타이를 메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나서신다. 오늘 장례식에는 우리 펠리시아 할머니 말고도 2명이나 더 있었다. 유가족들이 너무 심하게 울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32살, 18살의 젊은 사람들이 사고로 세상을 뜬 것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장례식을 마치고 묘지로 향하는데 오늘은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묘지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관을 실은 리무진을 따라 유가족들과 함께 걸었다. 아이티에 와서 처음으로 시내를 한참동안이나 걸어가게 되었다. 좀 겁도 났지만 막상 걸어보니 위험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단지 동양인은 나 뿐이라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가는 내내 앙드레 아저씨가 내가 걱정이 되는 듯 팔로 내 어깨를 감싸고 보호하듯 나를 챙기며 함께 걸어가 주었다. 묘지에 도착해 관을 넣고 입구를 봉하는 동안 같이 간 미슐레와 얘기를 나누었다. 그 근방이 미슐레가 자란 곳이어서 친척들도 많고 잘 아는 동네라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공동묘지의 수많은 무덤들이 보였지만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고 내 마음은 너무나 편안했다. 이상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묻힌 조용한 곳에서 깊은 평화를 느끼며 '나도 이곳 아이티에 묻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미슐레에게 나중에 나를 이곳에 묻어 달라고 하니 미슐레도 자기는 땅 위 말고 땅 밑에 묻어달라고 했다. 함께 마음의 여유를 누리며 잠시였지만 모든 세상 영욕을 초월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초연해 지는 법인가 보다. 언젠가 이곳 아이티에서 미슐레와 함께 큰 기도모임을 열고 싶다. 수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거듭나는 아이티가 되도록 기도하고 싶다. 다시 한번 세상을 떠난 마담 펠리시아의 명복을 빈다. 아멘.
오늘도 미슐레에게 나중에 나를 이곳에 묻어 달라고 하니 미슐레도 자기는 땅 위 말고 땅 밑에 묻어달라고 했다. 함께 마음의 여유를 누리며 잠시였지만 모든 세상 영욕을 초월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초연해 지는 법인가 보다. 언젠가 이곳 아이티에서 미슐레와 함께 큰 기도모임을 열고 싶다. 수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거듭나는 아이티가 되도록 기도하고 싶다. 다시 한번 세상을 떠난 마담 펠리시아의 명복을 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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