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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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후엔 아이티꽃동네 시설 미사가 있다. 시설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마음을 모아 미사를 봉헌하고 정성을 다해 성가를 부른다. 아이티에서 노래할 때 빠지지 않는 악기가 있는데 '탐부'라는 타악기이다. 아프리카의 북을 연상시키는 두 개의 북으로 된 탐부는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리듬을 소화해 낼 수 있어 이 한 가지 만으로도 훌륭하게 반주를 할 수 있다. 우리 시설에는 윌슨이라는 직원이 있는데 탐부를 아주 잘 친다. 매주 미사 때마다 탐부를 연주하는데 얼마나 진지하게 치는지 그 열정 하나는 높이 살만 하다. 나름 뮤지션으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말끔히 다림질한 흰 셔츠와 바지, 반짝반짝 빛나는 검정 구두, 십자가 목걸이에 멋진 안경까지...한껏 멋을 내며 오늘도 가죽이 뚫어져라 탐부를 두드린다. 너무 빨라 손이 안보일 정도다. 윌슨...아직은 미사보다 자신의 연주에 더 취해 있긴 하지만 언젠가 하느님의 품 안에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열정의 탐부를 두드리게 되길 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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