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7일 요한 사도 축일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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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매번 축일 선물을 잊지 않으시는 편이시다.올해 12월 27일 요한 사도 축일에도 우린 귀한 선물을 받았다.베나뮤즈 병원에서 일하는 자매님 한테서 연락이 왔다. 어떤 간호사가 길거리에서 상처로 뒤덮인 몸을 하고 길거리에 누워 있는 분을 근처 병원에 모셔 놓고 왔는데 도와줄 수 있냐고...그래서 모시고 온 그분은 등에 상처가 종이 가운과 붙어서 만지기만 해도 아파했다.그리고 우측 다리는 검정 비닐로 싸여 있었다.우선 목욕을 시키려고 옷과 비닐을 벗겼는데 다리가 썩어 문드러져서 1/3일 떨어져 나갔다.냄새가 지독한 것은 고사하고 너무 많이 버글거리는 구더기를 보고 모두 놀랐다. 아이티에 와서 환자들 몸에서 많은 구더기들을 제거했지만 이번이 최고 였다. 또 이렇게 어려운 분을 모시게 되어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그냥 호스로 물을 막 뿌려서 씻어내리고 싶지만 이놈들이 어디론가 살아 도망가서 파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가능한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심에서 물을 부어 씻어 내렸다.하루 두 차례씩 제거 하다보니 오늘은 구더기가 많이 줄었다. 그런데 성체 조배를 가서 앉아 눈을 감으면 상처들 속에 머리를 빽빽하게 박고서 죽은 듯 숨어 있는 녀석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_- ;;그런데 아저씨는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소리부터 한바탕 지르신다.그분의 얼굴에는 그동안 얼마나 험하게 살아 오셨는지 보였다.그래도 이런 소임은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다.그런데 공동체 생활에서 관계 안의 어려움은 영혼을 죽인다. 주님 왜 십자가에는 매달리셔서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시는지... 그냥 예수님의 사랑하나 믿고 따라 왔더니만 ...알고 보니.. 그렇게 당신처럼 살다가 죽으라고... 그런데 난 그럴 능력이 없다. 좀 너무 무리한 기대를 하시는 것은 아니실까.... 이 봉헌의 삶이 감사함과 더불어 어려움 그리고 이해할 수 없음 등의 감정들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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